[조선일보=구본우 기자]
쉽게 구할 수 있는 아몬드… 노화 방지에 좋다고 소문 나며 먹을거리서 바를 거리로 진화
보습 효과 탁월한 아몬드오일, 달걀과 꿀 더해 팩으로 쓰기도
"혹시 캘리포니아에서 피부 좋은 사람을 만나면 아몬드오일을 쓰느냐고 꼭 물어보세요."
푸석푸석한 피부에 아몬드오일을 끼얹자 이불을 덮은 듯 온몸의 긴장이 풀렸다. 20여분 마사지를 받은 뒤 따뜻한 수건으로 오일을 닦아내니 피부가 온종일 기분 좋게 촉촉했다.
아몬드가 먹을거리에서 바를거리로 진화하고 있다. 전 세계 아몬드 총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선 아몬드로 만든 오일과 비누를 쉽게 볼 수 있다. 아몬드 수입량이 열둘째로 많은 나라인 한국에서도 건조한 가을이 시작되면서 아몬드의 다양한 활용법이 주목받고 있다.
바를거리의 대표 주자로 아몬드우유가 꼽힌다. 아몬드우유는 물에 불린 아몬드와 물을 섞어 만든 것으로 유당불내증이나 알레르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잘 소화하지 못하는 일반 우유를 대체하고 있다. 최근에는 샤워 후 온몸에 바르는 피부 보습제로 인기다. 아몬드 한 줌(30g)에는 성인 기준 일일 섭취 권장량(12㎎)의 67%(8㎎)에 해당하는 비타민E가 함유돼 있다. 비타민E는 세포의 산화를 막는 기능이 있어 섭취하거나 피부에 바르면 피부 노화를 늦춰준다. 또 아몬드로 만든 오일이나 우유에 있는 지방산은 보습에도 효과가 좋아 가을철 피부 관리에 유용하다. 단 바닐라·초콜릿 등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 아몬드우유 제품이 적합하다. 영양사 김민정씨는 "아몬드우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 않은 데다 한 컵 정도만 몸에 발라도 효과가 충분히 있다"고 했다. 아몬드는 향이 강하지 않아 물로 한 번 씻어내기만 하면 된다.
천연 아몬드 팩은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달걀 한 개와 아몬드오일 반 컵, 작은술로 꿀 한 숟가락을 넣고 잘 섞으면 자외선으로부터 머릿결을 보호해주는 헤어 팩이 완성된다. 머리에 바르고 15분 뒤 미온수로 씻어낸다. 아몬드오일의 올레산 성분은 탈모 예방, 비타민E는 비듬이나 지루성 피부염에 특히 좋다.
잘못 보관해 냄새 나고 눅눅해진 아몬드는 마스크 팩과 스크럽(각질 제거제)으로도 만들 수 있다. 아몬드 한 줌(약 23알)을 믹서기에 설탕 알갱이 정도 크기로 잘게 갈아서 밀가루 작은술 두 숟가락, 꿀과 우유 작은술 한 숟가락씩을 넣고 섞으면 마스크 팩이 된다. 세안 후 얼굴에 거즈를 먼저 올린 뒤 팩을 골고루 바르고 10분 정도 지나면 씻어낸다. 아몬드 스크럽은 모공 속 노폐물과 각질 제거에 좋다. 아몬드 한 줌을 굵은 소금 크기로 부순 뒤 흑설탕 5스푼을 넣고 올리브오일을 섞어 냉장고에 2시간 정도 보관한다. 완성된 스크럽을 세안 후 얼굴이나 발에 가볍게 문지르고 나서 미온수로 씻어내면 된다. 김민정 영양사는 "아몬드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록시탕, 러쉬, 보타니스트 등 화장품 회사들에서도 다양한 아몬드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집에서 간단히 만든 마스크 팩과 스크럽으로도 피부 노화를 충분히 늦출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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